OPEC, 공급 과잉 인정 후 유가 급락… 소폭 반등

국제 유가가 주 중반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목요일 거래에서 소폭 반등하며 전날의 손실을 일부 만회했습니다. 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배럴당 33센트 오른 63.04달러,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9센트 상승한 58.78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유가 하락은 최근 약 2주간 배럴당 63달러에서 65달러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에서 유지되던 비교적 좁은 범위의 변동성을 벗어난 움직임이었습니다. 안정적인 주식 시장과 43일 만에 미국 역사상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이 종료되었다는 긍정적인 소식에도 불구하고 유가는 하방 압력을 받았습니다.

시장의 예상 뒤엎은 OPEC의 입장 변화

유가 매도세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월간 보고서가 발표된 직후 시작되었습니다. OPEC 사무국은 지금까지 글로벌 석유 공급이 부족하고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비현실적인 전망을 고수해왔습니다. 이러한 OPEC의 월간 보고서는 종종 정치적 색채가 짙다는 비판을 받으며, 시장의 진지한 예측보다는 카르텔 내부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지표로 간주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최신 보고서에서 OPEC은 처음으로 시장이 과잉 공급 상태이며 이로 인해 유가가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는 시장의 일반적인 견해를 수용했습니다. 이는 OPEC이 3분기 전 세계 원유 시장의 잉여 공급을 예상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유가에 직접적인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확산되는 공급 과잉 우려

OPEC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기관들도 공급 과잉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하루 전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역시 월간 보고서에서 매우 유사한 시장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석유 대기업 셰브론(Chevron)의 마이크 워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OPEC+가 감산 완화를 결정함에 따라 회원국들의 원유 공급이 시장에 대규모로 복귀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공급이 시장 수요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산업 선진국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월간 보고서를 통해 내년에 하루 평균 400만 배럴에 달하는 기록적인 잉여 공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IEA는 이러한 공급 과잉의 원인으로 OPEC+의 증산 결정을 지목했습니다.

기타 시장 요인 및 현물 가격

미국의 재고 데이터 역시 시장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미국석유협회(API)는 어제 주간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130만 배럴 소폭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유럽의 디젤 및 휘발유 시장 동향도 주목할 만합니다. 최근 몇 주간 러시아 정유 시설의 잦은 가동 중단과 신규 제재 발표로 인해 일부 거래상들 사이에서 패닉 바잉(공황 구매)이 발생하며 정제 마진이 급등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가 점차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유럽 내 공급 상황이 정상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일시적으로 원유 가격을 끌어올렸던 요인이 약화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많은 거래상들은 이제 중립적인 기관으로 평가받는 IEA의 공식 보고서 내용과 오후에 발표될 미국 정부의 공식 주간 석유 시장 데이터를 기다리며 관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유럽 시장 개장 시점의 브렌트유는 배럴당 62.50달러, WTI는 배럴당 58.28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로테르담 경유(Gasoil)는 톤당 719.50달러를 기록 중이며, 유로화는 1.1615달러(미 달러화 0.8608유로 가치)에 거래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