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가 다가오면서 많은 대학생이 고향 방문을 계획하고 있지만, 일부 유학생들에게는 이 단순한 귀국 계획조차 큰 불안의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정부의 셧다운 가능성이나 공항 혼잡 문제 외에도, 예측 불가능한 비자 정책의 변화가 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플로리다 대학(UF)에 재학 중인 호르헤 사우레스(18, 코스타리카 출신) 학생은 고향에 가는 것보다 학교가 있는 게인스빌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더 큽니다.
최근 미국 정부가 도입한 비자 신청 절차 변경, 예를 들어 소셜 미디어 계정 심사 강화, 여행 제한, 갑작스러운 예약 취소 등은 사우레스와 같은 유학생들에게 막대한 불확실성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는 “미국과 고향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는 보장이 사라졌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러한 불안감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강화된 이민 정책 기조에서 비롯됩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 국무부는 8만 건 이상의 비자를 취소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두 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이 중 약 10%는 학생 비자였습니다.
학생 비자가 취소되면 해당 학생은 미국 재입국이 불가능해지며, 이는 곧 이민 신분의 종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F-1 및 J-1 비자 소지자의 ‘체류 기간(duration of status)’을 학업 이수 기간이 아닌 최대 4년으로 고정하는 새로운 규정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사우레스는 이러한 변화로 인해 유학생들이 과거만큼 미국에서 환영받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망명 신청’부터 ‘여행 금지’까지…각기 다른 학생들의 처지
모든 유학생의 상황이 동일한 것은 아닙니다.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약 10년 전 미국에 온 알레한드로 레온(21) 학생은 망명 신청자 신분으로 인해 미국 외 여행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는 “상황이 해결될 때까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스페인에 거주하는 가족들마저 현재 정책 하에서는 미국 방문을 꺼린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3개월 전 콜롬비아에서 온 안토니오 아마도르(19) 학생은 비자 발급 과정이 순탄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토안보부의 결정에 큰 압박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는 “만약 그들이 나를 다시 받아주지 않는다면, 그건 그들의 손해”라고 당당히 말했습니다.
현 행정부는 아이티, 이란 등을 포함한 12개국에 대해 전면적인 여행 금지 조치를 시행했으며, 베네수엘라와 쿠바 등 7개국에 대해서는 학생 비자를 포함한 부분적 제한을 가했습니다.
이란계 미국인인 바얀 마흐무디(20) 학생은 이란의 가족들이 미국을 방문할 수 없어 대신 가족이 있는 캐나다에서 만난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비자 제한과 여행 금지 조치가 미국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추방을 두려워하는 유학생들이 정치적 발언을 극도로 조심하게 만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그의 주변 유학생 친구들은 I-20 양식이나 SEVIS 납부 내역 등 서류 작업에 사소한 실수라도 있을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예측 불가능한 증상과 싸우는 또 다른 여정
한편, 이러한 정치적, 법적 문제와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여행과 계획의 불확실성을 마주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바로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건선성 관절염(PsA)과 같은 질환을 안고 사는 것은 예측 불가능함이 일상이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계획은 그날그날의 신체 상태에 따라 순식간에 바뀔 수 있으며, 이는 과거 많은 환자에게 큰 불안감을 야기했습니다.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는 ‘철저한 준비’입니다. 많은 환자가 비상 약, 전해질 패킷, 때로는 일회용 냉온찜질팩, 관절용 진통 연고, 피부용 크림, 간식 등이 담긴 작은 파우치를 미리 준비해 가방에 넣어 다닙니다. 예상치 못한 증상이 나타났을 때 즉각 대처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심리적 안정감을 얻고 상황 통제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여행이나 큰 계획을 세우기 전 자신의 에너지를 현실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간 일정을 미리 확인하고, 계획 실행 전후로 충분한 휴식 시간을 확보하며, 때로는 정말 하고 싶은 일이라도 ‘아니오’라고 말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건강을 보호하고 번아웃을 피하는 현명한 방법입니다.
편안함과 스타일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 역시 중요한 전략이 되었습니다. 지지력이 좋은 신발, 부드러운 소재의 옷, 통기성이 좋은 직물 등은 관절 통증, 피부 자극, 혹은 체온 과열을 예방하여 외출을 더 오래 즐길 수 있게 돕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계획을 변경하거나 취소해야 할 때 느끼는 죄책감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한 환자는 “건강 문제는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끊임없이 관리해야 할 현실”이라며 “진정으로 아끼는 사람들은 이를 이해해준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만성 질환자들은 철저한 준비와 자기 연민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속도를 찾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