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패권의 최전선: 호주의 중국계 자본 퇴출과 불확실성 시대의 금광주 투자

호주 정부가 마침내 칼을 빼들었다. 중국계 자본이 자국 희토류 기업인 노던 미네랄스(Northern Minerals Ltd.)에 뻗은 영향력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대주주들에게 지분 매각을 강제하고 나선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사실상 에너지 전환과 방위 산업의 핵심 자원 시장에서 중국의 횡포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서방 진영의 강력한 경고장이나 다름없다. 호주 재무부의 발표에 따르면, 홍콩과 중국 등에 등록된 5곳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적을 둔 1곳을 포함해 총 6개 투자 법인은 앞으로 단 2주 안에 보유 지분을 전량 처분해야 한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이들이 쥔 지분은 전체 유통 주식의 27%에 육박하며, 이 중 단일 최대 주주인 바스트니스 인베스트먼트(Vastness Investment)만 해도 7%가량을 거머쥐고 있다. 이 매각 명령이 시장에 전해지자마자 2억 2,900만 호주달러(약 1억 6,300만 달러) 규모의 노던 미네랄스 주가는 오전 장에서만 8% 이상 곤두박질쳤다가 가까스로 낙폭을 일부 만회하는 불안한 장세를 연출했다. 사실 캔버라의 이런 실력 행사는 지난 2년 사이 벌써 두 번째다. 이미 2024년에도 비슷한 매각 명령을 내린 바 있고, 지시를 위반한 중국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걸어 지난해 승소까지 끌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무부는 여전히 일부 세력이 해당 명령을 교묘히 우회하고 있다는 강한 의구심을 품고 있다.

서호주 필바라 지역에 위치한 브라운스 레인지(Browns Range) 프로젝트가 아직 개발 초기 단계임에도 미국과 호주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이유는 명백하다. 군사 장비와 첨단 전자제품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이른바 중희토류(heavy rare earth elements)가 대규모로 매장되어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작년부터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 마찰 과정에서 희토류 생산과 가공의 독점적 지위를 무기 삼아 수출 통제 카드를 쥐고 흔드는 베이징을 견제하려면, 서방 국가들 입장에서는 이런 핵심 광물 자산의 공급망 독립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했을 것이다. 퍼스에 본사를 둔 노던 미네랄스 측은 현재 재무부의 이번 조치를 면밀히 검토 중이며 추후 시장에 공식 입장을 내놓겠다고 한발 물러선 상태다.

이처럼 첨단 산업을 둘러싼 지정학적 파열음이 글로벌 공급망을 옥죄면서, 역설적으로 전통적인 안전 자산의 가치는 한층 더 빛을 발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앞다투어 금괴를 매집하는 작금의 거시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배릭 마이닝(Barrick Mining Corporation, NYSE:B) 같은 대형 금광주가 다시금 투자자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건 매우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1983년 설립 이래 북미부터 남미, 아프리카, 중동까지 전 세계를 무대로 금과 구리 광산을 굴려온 이 토론토 소재 기업은 압도적인 운영 규모와 절제된 재무 관리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 5월 12일, 글로벌 투자은행 UBS가 배릭의 목표 주가를 50달러에서 54달러로 상향 조정하며 ‘매수’ 의견을 유지한 것도 고공행진 중인 금과 구리 가격의 수혜를 고스란히 흡수할 수 있는 이들의 막강한 현금 창출력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영진의 과감한 자본 배치 전략도 시장의 신뢰를 더하고 있다. 배릭의 이사회는 최근 시장가로 최대 3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대대적인 주주 환원 프로그램을 승인했다. 이는 회사의 탄탄한 대차대조표와 장기 성장성에 대한 경영진의 강한 자신감을 방증한다. 발행 주식 대비 공매도 비율이 0.73%에 불과하다는 사실 역시 펀더멘털에 대한 시장의 견고한 지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물론 배릭 마이닝이 훌륭한 방어 채널이자 매력적인 투자처임은 분명하지만, 공격적인 투자자들의 셈법은 원자재라는 좁은 틀에만 갇혀 있지 않다. 자원 무기화와 인플레이션의 압박 속에서도, 시장 일각에서는 트럼프 시대의 관세 장벽과 제조업 리쇼어링(onshoring) 트렌드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극소수의 저평가된 AI 관련주들이 오히려 하방 리스크를 통제하면서 더 폭발적인 상승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분석한다. 희토류라는 지정학적 뇌관을 피해 금이라는 피난처에 닻을 내릴지, 아니면 새로운 산업 재편의 중심에 설 AI 주식에 승부수를 던질지. 글로벌 자본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다음 포지션을 저울질하고 있다.